2018년에 아날로그 라디오를 샀습니다. 소니 ICF-P36입니다.

시대착오적인 제품일 수 있습니다만, 재난 대비용으로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닥쳐 통신이 마비되었을 때, 통신 중 최후까지 남아있을 수 있는 게 라디오입니다. 수신이나 발신의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여 외국의 경우 휴대전화에 비상시를 위해 라디오 기능을 내장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전에는 휴대전화에 라디오 기능이 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기능이 빠졌습니다. 대신 지상파DMB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요즘의 경우 휴대폰 고급형 모델은 지상파DMB, 보급형 모델은 FM라디오 기능을 넣어놨더군요.

저는 라디오를 출퇴근 길에 주로 듣기 때문에 아직까지 필요한 미디어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눈은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데 청각은 피로감을 적게 느껴 편안한 면도 있구요.








소니라는 익숙한 회사입니다. 삼성이 소니를 넘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2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소니의 라디오를 접하니 격세지감이 드네요. 결국 삼성도 중국의 기업에게 밀려 소니같은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소니 라디오는 좀 비싼 편이고 잘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는 가격이 매우 저렴합니다. 사실 라디오라는 것이 예전에 납땜 해서 만들어쓰는 라디오 키트를 만들어보면 복잡한 기계는 아니고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2~3만원도 사실 비싼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고감도라는 말, 소니라는 명성에 이 제품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박스 개봉 중입니다...


커터칼을 보시면 대략적인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작지 않은 크기입니다. 휴대용 끈도 들어있네요. 이 라디오를 소지하고 산에라도 간다면 매우 올드해보일 것 같습니다. 요즈음 노인분들도 효도라디오나 스마트폰을 가져다니시거든요.








매뉴얼입니다. 영어로 적혀있지만 사실 라디오 사용법이 다 그냥 그런거니까 매뉴얼을 큰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이어지는 무의미한 메뉴얼입다.


배터리입니다. 요즈음 니켈이온전지가 아닌 알전지를 넣으면 추억이 돋아나서 기분이 좋습니다. AA전지 2개로 100시간 청취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ㅎㅎ


측면 볼률 아날로그 다이얼과, 일반형 이어폰 단자입니다. 볼륨 조절 다이얼이 커서 좋네요.


멋있지도 구리지도 않은 무난한 전면 디자인입니다.(현재 판매되는 제품 중 심각한 디자인과 색깔의 라디오 많습니다.) 왼쪽은 스피커 오른쪼은 주파수 인디케이터, 부각시킨 소니 로고, 그리고 하단에 TUNE 라고 주파수가 잡히는 부분을 나타내는 LED 램프, 배터리 LED 램프입니다.


또다른 측면으로 라디오 온오프 기능 및 FM, AM 선택 버튼입니다. 요즈음 AM 라디오는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 자동차에도 AM 라디오가 거의 잡히지 않아 정보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요. 송출하는 채널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완전히 없애자니 비상상황(AM 라디오파가 멀리까지 회절하여 전파되는 장점이 있음)에 대한 대비도 있어서 계륵같이 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이 버튼은 자주 온오프를 하는데 그리 편한 형식은 아니고 손으로 눌러서 옮겨야 해서 조금 불편하네요.








의미없는 바닥입니다.


모델명이 있고 주파수를 맞추는 다이얼이 있습니다.


안테나를 폈을 때의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깁니다. 직접 철로 된 안테나를 펴니 쌍팔년도에 라디오로 방학 탐구생활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작동 모습입니다. 별 거 없죠.









재난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재난이 일어날 때까지 묵혀두기가 뭣해서 화장실에 붙여놨습니다. 온오프 버튼이 좀 불편해서 양면테이프로  버튼에 나무조각을 달았습니다. 화장실에서 일 볼때, 양치할 때 휴대폰을 챙겨가는 걸 잊었을 때 심심했는데 라디오라도 들으니까 나쁘지 않네요. 그냥 온오프만 하면 되니 편하구요. 그런데 고감도 라디오치고는 라디오가 예전처럼 잘 잘히지는 않습니다. 수도권인데도 불구하고 차량에서도 라디오가 예전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된 매체이다보니 지원이 약한 모양입니다.


비상시를 위한 라디오, 화장실에서 쓸만합니다. ㅎㅎ